제비는 흔히 처마 밑에 집을 짓고 번식을 한다. 그런데 처마도 처마 나름이다. 아예 거실로 들어와 집을 짓고 집주인과 동거하는 제비가 있다. 주인은 제비의 출입을 위해 밤낮없이 거실 문을 20cm 정도 열어 놓는다. 그 틈새를 제비들이 드나들며 새끼를 키운다. 그것도 3년째 해마다 내리 계속되고 있는 기이한 주인과 제비의 이색적인 동거이다. 세상에 별난 제비라고 할 수 있다. 


“파리나 모기가 들락거려도 우째능겨. 똥 치우는 것도 귀찮고 해서 제비집을 허물라고 했더니 영감이 노발대발하데요. 불쌍한 제비를 해코지 하지 말라는 기라. 바깥에 집을 지어도 되는데 하필이면 집안에 들어와 저렇게 새끼를 칠 게 뭔지 내참.”

제비와 집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주인 양정희(75 상주시 중동) 할머니의 푸념이다. 할머니가 거주하는 마을은 대낮에도 오소리가 나타나고 고라니가 논을 휘젓고 다니는 산간마을이다.



제비는 보통 헌집보다 새집을 짓고 번식한다. 집을 지을 때는 물고 온 진흙을 처마 여기저기에 찍어 바르며 적당한 장소를 물색한 뒤 건축을 한다. 그리고 출입문 바로 위나 창문 위에 집을 짓는데 특이한 것은 할머니가 거주하는 마을에는 제비들이 빈집이나 폐가에는 절대로 집을 짓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마도 사람이 천적으로부터 보호해 줄 것이라는 본능이 아닐까 추측된다.



흘러간 노래 가사에도 나오듯 이른바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는 수가 해마다 줄어들면서 제비를 법적으로 보호하자는 소리도 나온다. 또 제비가 집을 짓기 위해 금반지를 물고 왔다는 소식도 있다. 조류 중에서도 인간과 제비는 가장 친숙한 관계라고 볼 수 있다. 제비의 습성을 알고 나면 사람과 제비가 한 지붕 아래 함께 살아가는 것이 당연한지도 모른다. 그러나 거실에서 함께 동거한다는 것은 전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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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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