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옷날하면 우선 그네뛰기부터 연상된다. 유년시절의 기억이다. 동네 청장년들이 볏짚 동아줄로 만든 그네가 어마어마한 높이의 느티나무 가지에 매단 기억이 난다. 그 날은 남녀노소 모두가 당산목인 느티나무 아래에서 그네뛰기를 하며 마을축제가 벌어졌다.
그네뛰기는 남자만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처녀들도 치맛자락을 휘날리며 공중으로 치솟는 것을 서슴지 않았다. 그런데 의아한 것은 아침부터 여자들이 넓적한 풀이파리를 삶아 머리를 감는 것이다. 그게 마을 옆 연못에 저절로 자라는 창포란다.
창포는 근처에만 가도 특유의 향기가 진하게 풍긴다. 샴푸는커녕 변변한 비누조차 없던 시절 특별한 날에 그네타고 향기라도 날리고 싶었던 아녀자들은 창포 삶은 물에 머리를 감는 것이 고작이었다. 창포의 향기는 단오 무렵이 절정인 것 같다.
풀잎만 생각했던 그런 창포도 누런색의 꽃이 핀다. 그 시절이 그리워 집안의 늪지에 심은 창포가 날로 번진다. 창포 꽃은 흡사 굽어진 작은 방망이 같기도 하다. 샴푸란 용어를 상상도 할 수 없던 시절 향기로운 천연 샴푸로 머리를 감던 조상들의 지혜가 놀랍다.
'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단오가 알아주는 전통 샴푸 창포 (2) | 2009/05/28 |
|---|---|
| 덩굴식물의 생존경쟁과 갈등 (0) | 2009/05/26 |
| 우후죽순의 현장 오죽 새순 (0) | 2009/05/22 |
| 보릿고개의 산 증언, 깜부기가 있는 보리밭 (1) | 2009/05/20 |
| 꿀벌이 채집한 천연건강식품 화분 (0) | 2009/05/18 |
Trackback :: http://nature.interview365.com/trackback/272
-
Subject: 태국 송크란은 물장난, 우리 단오는 물벼락
Tracked from 소리울림 2009/05/31 14:57 삭제단오가 지났습니다. 요즘 젊은 친구들에게 단오의 의미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40대인 제가 어려서는 단오도 하나의 명절처럼 다가왔습니다. 단오날이면 여인네들 물벼락을 세번 맞는 다지요! 단오날에는 창포물에 머리를 감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제가 사는 전주에서는 덕진연못에 모여 아낙네들이 머리를 감고 목욕을 했습니다. 그러다 보면 동무들끼리 물을 끼언고 놀기도 하지요! 그렇게 물벼락 한번 맞구요 그리고 단오날이면 꼭 비가 온답니다. 그래서 물벼락 한번..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이올린에 추천하기



댓글을 달아 주세요
예전엔 창포에 머리도 감고 했는데 요즘엔 인공샴푸가 나와서 그만큼 전통이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잘보고 갑니다.
싹이 참 푸르르네요..
멋진 글 잘 보고 갑니다.
전통 샴푸글이 확 와닿네요 ㅎ
좋은 하루되세요 ^^